더 많이 얻는 비결. 확고한 목적의식과 감정지불.

책 이야기는 오랜만이네요.
책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자극을 준 김영티에게 감사의 뜻을 바칩니다.
 

2월 독서모임 선정도서인데, 이제서야 다 읽었네요. 조금 긴 시간 동안 읽어서 그런지 막상 책장을 덮고 핵심이 뭐였나 되새겨보니 생각나는 항목이 몇개 안되네요 ㅠㅠ 

아쉬운대로 아주 크게 요약하자면, 책을 통해 전반적으로 크게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감정에 관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은 논리보다도 감정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핵심 중의 핵심이죠. 

따라서,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최대한 목적에 집중하여 침착하고 끈기있게 대응하는 반면, 상대방에게는 최대한 감정에 호소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더 많이 얻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감정에 호소하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흔히 생각하는 눈물로써 상대방의 측은지심을 얻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호감을 사는 것,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을 포괄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측은지심을 노리는 방법은 거의 다뤄지지 않습니다.)

책에서도 밝히듯이 한 번 읽고 내팽개치면 크게 도움이 될 책은 아니고 자주 들여다보면서 연습을 해야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책 자체는 이론적인 부분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아주 짧막한 사례로 이뤄져있습니다. 그런면에서는 조금 산만하기도 하고, 깊이가 얕아보이는 책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자가 내공이 딸려서 그랬다기 보다는 책의 목적상 일부러 이론을 최소화하여 집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협상이나 흥정에 별로 적극적이지 않고 어떤면에서는 귀찮아 하기까지 하는 성향인데요.. 이 책 이전에도 몇권의 협상관련 서적을 읽었지만 이런 성향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런 저에게 처음으로 ‘협상과 흥정을 연습 한 번 해보는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 점은 이 책의 훌륭한 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언하지 않는다, 경험만 얘기한다, 비밀을 유지한다

조언하지 않는다, 경험만 얘기한다, 비밀을 유지한다. 오늘 참석했던 조찬 모임에서 들은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어젠가 젤리코스터 주정인 대표님 이야기를 나누던 중 더더욱 겸손해져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오늘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던 것은 ‘겸손해야져겠다’라는 것이 약간은 추상적이고 목적에 해당하는 것이라 ‘어떻게’라는 방법적인 면이 부족했는데, 하루가 지난 오늘 ‘조언하지 않는다, 경험만 얘기한다, 비밀을 유지한다’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한 겸손해지는 방법론을 듣게되었기 때문입니다. 

잘 실천해 볼랍니다. 

전진하는 자의 벗, 세계속의 지식인 공동체 MNB를 추억하며

공군자유게시판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군대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군에 있을 당시인 10년 전에는 보안을 이유로 외부 인터넷 접속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 관련 사이트들은 접속이 가능했죠. 육해공군에 해병대까지 전 군의 땡보직 사무병들이 많은 군대 홈페이지들 중에서도 유독 공자게에 모여서 놀곤 했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다보니까 공자게 사용자들끼리 말머리를 달아서 소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자게에서 경영이나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노는 이들이 있었고 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도 MNB라는 이름을 썼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어느날 육군 5사단인가 어딘가에서 10명을 모아오면 사병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준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공자게에서 말머리로 소통하던 이들은 공자게에서 벗어나 커뮤니티 사이트를 갖게 됩니다. 커뮤니티의 이름은 Management & Business 라는 뜻의 MNB.

무려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아우르는 경영 경제 동아리의 탄생이었죠! 

이후 검열과 함께 처음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해주던 부대에서 MNB가 내쫓기게 됩니다. 검열때마다 계속 폭파 당하면서도 이 부대 저 부대 옮겨다니며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해가다가 결국 한 전산병 용자가 몰래 서버를 구축하기도 했죠. 계속된 검열과 폭파에도 불구하고 회원은 계속해서 늘어나서 스터디팀이 5개 정도나 만들어질 정도였습니다.

군대라고하는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 곳에서도 스스로 발전을 추구했던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청년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활동했습니다. 외부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아 
정보에 목말랐던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MNB를 너무나 좋아했죠. 우리는 서로 신문이나 경영 경제 잡지를 보다가 좋은 기사가 나오면 전부 다 타이핑해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팀을 짜서 스터디도 열심히 했어요. 뿐만 아니라 투자를 위한 기업 분석 리포트를 쓴다거나 새로운 투자기법을 개발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댓글을 통한 심도있는 토론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심지어 매거진을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죠! 
cfile27.uf.155FEC3E4F60C24A1091EF.hwp
ㅋㅋㅋ 아 정말 창간호가 올라왔을 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군요 ㅋ 
 MZine 은 이후 아마 10호인가 까지 발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트라넷 활동으로  서로가 너무 궁금하고 너무나 만나고 싶어했던 우리는 휴가를 맞춰서 벙개를 치기도 했습니다. 휴가 나온 군바리들끼리 만나 벙개라니 ㅎㅎ 조치 안타!고 생각들 하시겠지만 진짜 너무 재밋었습니다. 

정모 때 머리 짧은 남자 십수명이 민들레영토에 모여서 이러고 좋다고 웃고 그랬습니다 ㅎㅎ
 

추억돋는 정모사진 
 
이후 먼저 전역한 사람들이 카페를 만들면서 군대 인트라넷의 활동을 사회에서도 이어갔죠. 아마 이때 쯤 
지금 봐도 가슴 떨리는 멋진 슬로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진하는 자의 벗, 세계속의 지식인 공동체 MNB
정말 가슴 떨리는 슬로건 아닙니까? ㅎㅎ

정모도 하고 MT도 가고 스터디도 하고, MNBook 이라는 책모임도 하고, 펀드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너무 즐거운 추억입니다.

전역을 하고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그토록 원하던 ‘자유로운 정보의 바다’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MNBian 들을 뭉치게 했던 정보 공유에의 욕구가 약해지고, 결국은 커뮤니티가 몇년 후 흐지부지하게 되어버려 참 아쉬웠습니다.

오늘 문득 페이스북에서 옛 MNB 회원 중 한 분이 ‘알수도 있는 사람’에 떠서 갑자기 MNB를 추억하게 되었네요.  
 
그때 그 열정 넘치던 사람들 다 어디갔어? 

지금 다 뭐하고 있을까 궁금하네요. 추억을 더듬더듬하면서 페이스북에서 MNB 친구들을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