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40일간의 천천히 달리가 준 세 가지 변화” 를 쓴 이후로도 꾸준히 달려서 어느덧 달리기를 한 지 100일 정도가 되었다. 주중에 3일 달리기를 하고 주말에는 축구를 했다. 그동안 살은 얼마나 빠졌을까? 아쉽게도 체중은 81kg 에서 79kg 로 약 2kg 정도 밖에 줄지 않았다. 하루 이틀 잘 먹으면 금방 81kg가 되니 사실상 빠지지 않은 셈이다.
물론 식단 조절을 다이어트 하듯이 철저히 하진 않았다. 그래도 이전 보단 훨씬 건강하게 먹고 있고, 술 마시는 횟수도 많이 줄었다. 그래서 더딘 체중 감량이 못내 아쉬웠다.
달리기 유튜브에서 힌트를 얻다
그러던 중 달려라주원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그간 살이 빠지지 않은 이유를 깨닳았다. 내가 아직 목표 체중인 70kg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제가 살이 빠졌던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런 사람이 된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린 보통 살을 뺄 때 살을 뺀다라는 행위에 집중을 하잖아요. 내가 10kg를 빼야겠어 내가 20kg를 빼겠어. 이렇게 살을 빼는 행위에만 집중을 해서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생각하기에 살 빼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그런 사람이 되는 거죠. 내가 매일 10km를 가볍게 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풀마라톤을 무리없이 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내가 지금은 1km 밖에 못 뛰지만 내가 5km는 거뜬히 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하는 것보다 되는 거에 포커스를 맞춰서 하면 체중감량은 그냥 따라오는 거 같아요.
저같은 경우만 해도 달리기를 아마 시작했을 때는 85kg 나갔을까요? 몸도 굉장히 무거웠고 1km만 달려도 다리가 아픈 상태였고 달리는 거는 물론 걷는 것도 힘든 상태였는데 계속 이렇게 뛰다 보니까 어느새 5km, 10km를 뛸 수 있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그때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몸무게는 감량이 돼 있었어요. 그때가 80kg 언저리 정도 됐던 거 같고. 그리고 마라톤이 끝나고 나서 달리기에 이제 불이 붙어 가지고 더 열심히 매일 뛰었죠.
처음에는 매일 이렇게 뛰는 게 무리가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하다 보니까 계속 하다 보니까 지금 두 달째 뛰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몸이 점점 편해지는 거예요. 어디 아픈데도 없고 무릎이나 발목이나 관절이나 예전에 아프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너무 괜찮아지고 이런 상태가 되다 보니까 몸무게가 74kg까지 빠져 있는 거죠.
이렇게 달리면 살은 저절로 빠집니다. 달려라주원 유튜브.
나는 지금 대략 6km/h 페이스로 뛸 수 있다. 3.5km/h 로 달리던 100일 전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것이지만 아직도 남들은 편하게 조깅한다는 속도인 8km/h[efn_note]조깅 – 나무위키[/efn_note] 로도 뛰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으로는 매일 뛰고 싶지만 체력적으로도 그리고 관절도 부담이 되서 매일 뛰지도 못한다. 그러니 달리기를 하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운동량은 살이 빠지는데는 충분치 않은 것이다.
행동 변화의 세 단계
제임스 클리어는 그의 저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efn_note]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쿠팡[/efn_note]에서 정체성이야 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에 따르면 행동 변화는 결과 변화, 과정변화, 정체성 변화의 세 개 층으로 이뤄져있다. 결과는 얻는 것, 과정은 해나가는 것, 정체성은 믿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과는 10kg 감량, 과정은 주3회 달리기, 정체성은 10km를 1시간에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이다.
변화하기 위해선 오래 지속해야 하는데, 우리는 결과와 과정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정체성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변화는 밖에서 안으로 가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정체성 -> 과정 -> 결과) 추구해야 한다.
진정한 행동 변화는 정체성 변화에 있다. 우리는 무언가가 되고 싶어 그와 관련된 습관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 습관을 꾸준히 해나가는 건 오직 그것이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될 때뿐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100일간 꾸준히 뛰었는데(과정) 2kg 밖에 안빠지다니(결과)라고 생각하면 아쉽다. 만약 내가 이 둘에 초점을 맞춰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면 ‘효과가 없네.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달리기가 어느 정도 습관이 될 즈음부터 ’10km를 1시간 내에 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덕에 실망하지 않고 계속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며
과정과 결과로만 보면 효과가 없었던 것 처럼 보였지만, 정체성으로 보니 나는 조금씩 더 나아지는 중이었다. 1시간에 3.5km 뛰던 사람이 6km를 뛰는 사람이, 1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1시간에 10km를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에 맞게 체중감량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지금 꾸준히 달리고 있는데 살이 빠지지 않고 있다면 정체성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 점검해보는건 어떨까?
초점은 늘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데 있으면 안 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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