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훈씨는 33세 14억이란 책에서
꿈이라는건 자다가도 그 얘기만 나오면 눈이 번쩍 뜨이는것,
그것을 향해 매진하는 동안은 하루에 3시간씩밖에 못잔다 하더라도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는 아니 오히려 피곤함=행복함의
공식이 만들어지는 그런 것이 진짜 꿈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은 것들은 꿈이 아니라 단순한 바램 혹은 충동이라는거다.
위의 이야기를 보고 진짜 내꿈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보게됐고
매일 꿈, 희망 따위를 내뱉고 살지만 사실 나에겐 꿈이 없다는걸
알게되었다. 그냥 막연한 바램들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문득 한신이 떠올랐다.
초한지에는 여러 영웅들이 나오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한신을 가장 좋아한다. 한신은 유방이 항우에게 연패를 당하며
쫓겨다니는 동안 북부로 파병되어 적은 수의 부대를
계속 불려나가며 중국 북부지역을 통합함으로써
한나라의 통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명장이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특이한 이력때문이다.
그는 훗날 전쟁 영웅이 되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싸움은 잘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젊은 시절 주막에서
시비가 붙었을때 상대방의 다리 밑을 기어간 이야기로
계속해서 조롱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 그인만큼 그는 장수로서 중용되지 못했다.
처음에는 항우군의 최말단 장교가 되는데 이에 불만족하고
유방이 인재를 중히여기고 잘 대우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 간다.
하지만 항우군에서도 최말단이었고 이렇다할 재주도 없으며,
경력이나 업적도 없는 그에게 높은 직급이 주어질리가 없었다.
게다가 사기가 전투의 승패를 가르던 시절에
다리사이를 개처럼 기어다녔던 그의 과거는 치명적이었을것이다.
그래서 유방군에서도 말단장교 생활을 하게된다.
그래서 유방군이 항우군에게 패하고 퇴각하는 길에
다른 병사들과 함께 도망을 치지만 곧 다시 잡혀오고 만다.
군기를 바로잡기 위해 유방이 이들을 직접 재판하고 처형하게되는데
그 자리에서 처형을 내리기 전에 유방이 그에게 물었다.
유 : 무엇이 불만이냐?
한 : 인재를 알아보지 못해 떠난다
유 : 넌 경력도 보잘것 없고 업적도 없는데 너의 무엇을 보고 높은
자리를 주겠느냐? 그래 그래서 니가 원하는게 뭐냐?
한 : 나를 대장군으로 임명하고 군사 통솔권을 달라
누가 봐도 기가 막힐 일이다. 유방 역시 어이없어하며 처형하려다
주변 참모들의 만류와 권유로 어찌어찌하여 처형을 안하기로하고
그 자리에서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한신은 유방에게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가 대장군이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단다. 참나~
그러나 결과적으로 유방은 한신덕에 초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다.
너무너무 어처구니 없는 이런 채용과정은 내게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규모 부대운용을
대장군이 되자마자 그토록 잘 할 수 있었을까?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그바닥 돌아가는 생리도 파악하고
이런 저런 경험을 격으면서 경륜을 쌓아야 가능한게 아닌가?
그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한신은 이른바 몽상가였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그의 꿈은 단 하나 대규모 부대를 이끄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매일 큰 부대를 통솔하는 상상을 했고
전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들을 머리속에 그려가며
대처방안을 생각해놓고 부대운용에 관련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놨던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진하고 싶어하고 부자가 되고싶어한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나타나서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자 여기 100억을 줄테니 회사를 차려서 운영해보시오’ 혹은
‘오늘부터 당신이 이 회사의 사장이오’라고 한다면
과연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평소에 너무 익숙히 해왔던
일이라는 듯이 잘 해낼 자신이 있는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난 아직 자신이 없다.
창업주가 되어 멋진 회사를 만들고 싶고,
부자가 되어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지만
단지 그걸 바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것이다.
그럴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사람은 그것을 유지하지 못한다.
한신도 대장군이 된 이후에 잘 못해냈다면 대장군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잠시였을뿐 이내 자리를 박탈당했을 것이다.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그런 기회를 얻었을때
그때 부터 그 이후에 할 일을 생각하고 대비하는 것은 늦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때 바로 미리 생각해놨던
것들을 팍팍 펼쳐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기회를 잡는다’는것이 아닐까?
처음에 한신이 대장군으로 채용되는 과정을 읽을때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다.
하지만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십수년간 대규모 부대의 운영을
준비해온 그가 대장군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운동하는 사람중에 금메달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사람중에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갖지 않았던 사람은 없다.
꿈꾸는 만큼 이루고 준비된 만큼 이룰 수 있다.
가끔 이런 소리를 듣는다.
‘넌 너무 이상적이다.’
‘넌 아직 현실을 모른다.’
‘순진하다.’ ‘허황되다’…….
하지만 나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겨우 바램이나 몇개 갖고 있는 정도다.
나는 더 몽상적이고 더 허무맹랑하며
더욱 이상적이어야 하며 더 꿈꿀 필요가 있다.
한신에 비하면 난 너무나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