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로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오프라인서점과 온라인 서점은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상품을 취급한다는 이유로 가격 제제를 받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프라인 서점의 다단계 유통망을 온라인에서 단단계로 만드니까 비용구조가 유리하고 그 유리해서 덜 드는 비용만큼 소비자에게 할인해주겠다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와중에 과당경쟁이 일어났을 수 있습니다만, 그러면 자연스럽게 오버한 애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결국 옥석들만 골라져서 안정화되는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동네 서점을 지켜 사람들 주변에 서점이 많은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좋은 의도가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싹 다 망했잖아요. 제도를 도입할 당시 이런 결과를 예측 하지 못했으니까 시행했겠지만, 도서정가제를 시행했어도 그리고 안했어도 똑같이 동네서점이 망할 거라면 차라리 소비자들이라도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던게 좋았던거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부가할인을 제도적으로 더욱 제한하고 1년이란 기간도 18개월로 늘린다니요 어이는 어디갔나요? 쩝.. 아 짬뽕날라그래. 온라인 서점이 과점화 되니까 짜고치는거 아냐? 수익률 높이려고?
음..걍 할 얘긴 다했고..^^ 여기서 부턴 사족
사족1
지금으로 부터 3학기 전에 저희 교수님 학부 수업중 한 학기 동안 8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이 50여명이었죠. 그래서 저는 책 리스트를 들고 학교 앞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저씨 저희가 8권을 읽어야 하거든요? 학생수는 50명이에요. 얼마나 싸게 해주실 수 있나요?” 그 당시 제 손에는 Yes24에서 뽑은 견적이 들려있었습니다. 그 당시 Yes24의 할인율은 25% (덤으로 주는 책을 제외하고 가격과 포인트만 감안했을때) 학교 앞 서점 아저씨는 15%이상은 어렵답니다. 그래서 협상은 결렬되고 학생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책을 샀을 겁니다.
사실 Yes24의 할인율이 25%로 나왔을때 이미 이건 안되는 게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도서 소매점 마진이 30%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는거죠. 뭐 400권 정도야 그렇게 까지 해서 귀찮게 팔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응?
사족2
여자친구가 있었던 시절 눈이 벌게 져가지고 데이트하기 좋은 곳 어디 없나 찾아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책을 좋아했는데, 어느날 집에 돌아오는 전철에서 다들 망해서 나가는 동네서점이 대학로에 새로 생겼다, 한달에 한 번 연극도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친구랑 같이 갈 요량으로 기억해두었더랬습니다. 결국 같이 가진 못했지만, 혼자 가본 그 서점은 꽤나 새로웠습니다. 주인 취향대로 골라 놓은 듯 편향된 주제의 책들. 듣기 좋은 음악. 깔끔하고 가지런하게 정돈되었다기 보다 조금은 헝클어지고 어지러진듯한 매장 디스플레이. 꼽혀있는 책과 쌓여있는 책들. 헌책과 새책. 사람이 적었더라면 사진을 좀 찍어오고 싶었는데, 사람이 제법 있고 다들 책 고르고, 읽고 있는데 폰카 촬영음이 방해될까봐 찍어오질 못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동네 서점 하는 사람들은 그 서점에 가서 좀 보고와주세요. 가까이 있다면 자꾸 가게될 것 같은 서점이 있습니다. 대형서점과는 다른 분위기로 말이죠.(그래도 물론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의 장점에 대항하기엔 힘에 부치겠지만요)
결론: 새 도서정가제 뻘짓 덕에 책값만 비싸지겠다.
PS. 혹 다른 의견있으시거나 제가 미처 모르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감사히 학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