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이브 코딩이 참 핫하다. 바이브 코딩을 짧게 설명하면 AI에게 자연어로 지시하여 코딩하는 방식이다. 자연어로 지시하고 직접 코딩하지 않기 때문에 코딩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문과생이고 코딩은 처음해봤는데 하루 만에 원하는 걸 만들었다는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있다. 정말 곧 개발자들이 필요없어지고 개발은 배울 필요가 없어지는걸까?
나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했고 첫번째 아이템은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소개팅 서비스였다. 코딩은 할 줄 몰랐다. 외주로 개발을 시도했지만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외주로는 안되겠다 싶어 고용을 했는데, 돈이 별로 없어서 재택 근무 조건으로(15년 전이니 재택 근무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한 분을 모셨으나 결국 제품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나와 공동창업자는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이유를 개발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걸 중단하고 둘이 함께 학원에 가서 코딩을 배웠다.
인공 지능이 인간을 뛰어 넘는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인간 지능이 인공 지능보다 더 말을 잘 알아듣고 큰 그림을 그리거나 기억하는 능력도 좋다. 돌이켜보면 나는 당시에 인간 지능에게 자연어로 지시하여 코딩을 시켰던 셈이다. 하지만 개발을 모르니 제대로 제품을 만들 수가 없었다. 나의 스토리에서 인간 지능을 인공 지능으로 바꾼다고 해서 달라지는게 있을까?
인간에게 시키던 인공 지능에게 시키던 시키는 사람이 어느 정도 지식이 없으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면 당분간,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긴 기간 동안 개발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PS1. 인공 지능 덕분에 개발자가 되기는 훨씬 쉬운 세상이 된 거 같다.
PS2. 물론 내 주변에도 나와 달리 개발을 전혀 모르지만 외주 개발로 성공한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