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메모하는가’에서 메모하는 목적이 전과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메모하는 목적이 달라짐에 따라 무엇을 메모하는지도 달라졌다. 내가 하고 있는 메모를 목적에 따라 정리해보았다.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정보와 생각
흔히 FOMO (Fear Of Missing Out) 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당장 쓰임이 있거나 울림이 크진 않지만 왠지 나중에 필요할 것 같은 걸 기록한다. 과거에 가장 주된 메모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크게 중요도가 높지 않지만 여전히 조금씩은 하고 있다. 대부분은 다시 보는 경우가 없다.
기억하고 싶은 정보
요즘 많이 하고 있는 메모 대상이다.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정보/생각과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대상을 메모할 때의 목적은 ‘그러한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인 반면 기억하고 싶은 정보는 말 그대로 내 뇌로 기억하고 싶은 것을 말한다.
메모의 목적을 기억을 외부화 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컨드 브레인의 티아고 포르테나 메모의 마법을 쓴 마에다 유지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억은 지능형 기계에게 맞기고 뇌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데 써야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들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말대로 제2의 뇌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새로 습득한 정보를 메모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되고 더 깊게 이해하게 되면서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억하고 싶은 정보가 있을 때 메모를 한다.
기억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새로 알게된 정보를 복사 붙여넣기 하거나 그대로 보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언어로 재구성해서 표현하는 식으로 바뀐 덕 일 수 있는데, 메모 방법에 대해서는 ‘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루고 싶은 것과 관련된 정보와 생각
메모법에 관심을 갖고 나서 전과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이다. 현재까지 약 세 가지 정도의 메모법을 학습했는데, 세 메모법 모두 공통적으로 ‘목적의식’을 강조하였다.
지금까지 배운 메모나 일반화의 기법은 결국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하게 서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쓰러뜨리고 싶은 적도 없으면서 검을 들고 강호를 서성이는 떠돌이 무사가 되어버린다.
마에다 유지, 메모의 마법 중
PARA 정리 방식을 실천하는 이유는 이것저것 저장하기 위해 폴더를 여러개 만들자는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일에 전념하고 있고 무엇을 바꾸고 싶고 또 어디에 가고 싶은지 일과 삶의 구조를 찾아내는 일이다.
티아고 포르테, 세컨드 브레인 중
제텔카스텐을 실행하는데 간과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노트를 작성하기 전에 목표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스콧 쉐퍼, 안티넷 제텔카스텔 중
이전에는 ‘놓치고 싶지 않다. 언젠간 써먹겠지’ 라는 생각으로 메모를 했다면, 요즘은 훨씬 더 구체적인 목적을 염두에 두고 메모를 한다.
처음에 많이 당황했던 것이 목표를 가지고 메모를 하라고 하는데, 메모를 통해 이루고 싶은 나의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목적으로 이 메모를 활용할 것인지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렇게 한 두 개 정도 생각난 걸 시작했는데 점점 목적이 뚜렷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목표 목록은 일종의 안테나와 필터 역할을 한다. 우선 수 없이 많은 신호들 중 목표에 관련된 신호에 더 잘 반응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정보를 새로 얻게되면 이것이 어떤 목표에 해당하는지를 대입해 보며 메모를 할 지 흘려보낼지 결정한다. 때로는 목표를 추가하기도 한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무엇을 메모하는가에 대해 적어보았다. 나는 여전히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정보와 생각을 메모하지만 비중은 크게 줄었고 큰 기대도 하지 않는다.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만나면 더 잘 기억할 목적으로 메모하며, 주로 이루고 싶은 것과 관련된 정보와 생각을 메모한다. 요즘은 메모가 내 삶을 이끌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