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모드를 활용해서 입코딩 하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중고로 핀마이크를 하나 사봤는데, 기대만큼 잘 동작하지 않았다. 결국 산 가격 그대로 되팔았고, 한동안은 미련만 남은 채로 지냈다.
그러다 옆자리 동료가 음성모드에 푹 빠진 모습을 보게 됐다. 너무 좋다며 강력하게 권하는 걸 듣다 보니, 다시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음성모드에 계속 미련을 가졌던 이유는 분명했다. 타이핑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고,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효과를 만든다. AI에게 훨씬 풍부한 컨텍스트를 줄 수 있고, 말을 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이 발전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두 번째 시도로 산 건 샥즈 오픈핏 에어였다. 솔직히 골전도 이어폰에 대해 잘 모르고 샀다. 집에서 처음 착용했을 때는 꽤 만족스러웠지만, 출퇴근 대중교통에서는 한계가 바로 드러났다. 소리는 작고 마이크 입력은 잘 안 잡혔고, 통화 상대방은 내 목소리가 멀게 들린다고 했다.

결국 2~3일 만에 산 가격에서 3천 원 낮은 값으로 처분했다. 거의 손해 없이 학습한 셈이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사무실처럼 조용한 환경에서는 귀를 막지 않는 오픈형의 장점이 꽤 크다는 것. 다음 후보를 고를 때도 이 기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다 내가 대중교통에서는 마이크 입력이 잘 안 되는 게 꽤 불편하다고 이야기했더니, 옆자리 동료가 자기가 쓰는 샥즈 오픈컴 2 이야기를 해줬다. 왜 그 제품을 사게 됐는지, 실제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음성 입력을 자주 쓰려면 붐마이크처럼 입 가까이에 마이크가 오는 형태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했다.

듣고 보니 확실히 오픈컴 2가 가장 적합해 보였다. 그런데 가격도 비쌌고, 바로 옆자리 동료가 이미 쓰고 있어서 괜히 따라 사기 싫었다. 이상하게 그런 심리가 있지 않나. 오픈컴 2 같은 형태의 제품들을 제외하고 나니 선택지가 확 줄어들어서, 아이리버 IB-EX5 같은 한쪽 귀 이어폰 제품으로 거의 결제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우연히 “통품(통화품질)”이라는 키워드를 알게 됐다. QCY 이어폰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통화품질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고, 유튜브 리뷰를 보다 보니 “이 정도면 대중교통에서도 음성모드가 가능하겠는데?” 싶었다. 키워드 하나가 탐색 방향을 통째로 바꾼 순간이었다.
비교하다 보니 또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내가 진짜 원했던 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끼고 있다가, 필요할 때 즉시 음성모드를 쓰는 형태’였다. 이어폰을 꺼내고 착용하는 행동 자체가 음성모드 사용을 막는 마찰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루 종일 착용해도 편하고, 통화품질이 좋다는 평이 있는 모델들을 우선순위로 올렸다. 최종 선택은 QCY C50이었다. 통화품질이 괜찮고 착용감 평도 좋았고, 오픈형이라 사무실에서 귀를 막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골전도나 클립형이 아니라 안경 쓰는 나한테도 더 잘 맞아 보였다.
게다가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한쪽을 빼서 입 가까이에 대고 말하는 식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며칠 써보니 두 가지가 어긋났다.
첫째, 대중교통에서 인식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한쪽을 빼서 입 가까이에 대고 말해도 충분히 크게 말하지 않으면 잘 안 잡혔다. 그런데 통화하듯 크게 말하는 건 좀 부담스럽다. 내가 원했던 건 속삭이듯 말해도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경험이었는데, 거기까지는 무리였던 모양이다.
둘째, 한 시간 정도만 짧게 착용해도 귀가 아팠다. 리뷰에서는 “안 낀 것 같다”는 말이 많았는데, 내 귀가 좀 큰 것인지 오래 착용하기엔 조금 부담이 있었다. 상시 착용이라는 핵심 기준이 흔들리는 부분이라 꽤 아쉬웠다.
그래서 요즘은 결국 오픈컴 2를 샀어야 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생각해보면 답은 처음부터 옆자리에 있었던 셈이다. 다만 괜히 따라 하기 싫었던 것뿐.
일단은 출퇴근 길에 음성 모드 사용은 조금 포기하고 C50으로 최대한 버텨볼 예정이다. 출퇴근길이 정 아쉬우면 붐마이크가 달린 한쪽 귀형 이어폰을 추가로 활용해볼까 정도 고민 중이다. 속삭이는게 잘 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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